연간 6% 성장 … 2005년 48억달러 시장 형성

산업혁명과 눈부신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류에게 무병장수는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건강관리(healthcare) 비지니스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인류의 원초적 본능에 기인한다.

관련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 전세계에서 상품 및 서비스 구매에 소비된 총금액의 9%이상이 건강관리에 비용으로 밝혀져 인간이 얼마나 건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넣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미국의 경우 지출된 1달러당 14센트가 건강관련 비용으로 소비됐으며 지난해에만 이 시장규모가 1조2천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미국의 Campbell & Associates, Inc는 2005년경 미국내 건강관리 비용이 1조6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와같은 건강관리비용의 증가는 범세계적 추세이며 선진국은 물론 아프리카, 인도 등 중.후진국에서 보다 폭발적일 것으로 예견한다.

이같은 현실은 의료용가스 생산 및 판매업체에게는 최고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는 필연적으로 각종 의료행위에 사용되는 산소, 질소, 탄산 등 의료용가스 시장의 확대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의료용가스를 비롯 관련장비.기술 등의 시장이 현재 전세계적으로 33억달러(약 4조1백25억원)에 달하고 있고 향후 산업용가스 분야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최근들어 10억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가 세계 제1의 의료용가스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竹의 장막’을 걷은 중국의 잠재적 시장가치는 추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장비.서비스 등과 접목, 시장확대 초래

지난 1975년 상황에서 의료용가스 산업이라함은 단순히 병원에 의료용산소를 공급하는 비지니스에 불과했다.

그러나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조직과 전략을 재정비하면서 의료용산소는 물론 건강관리 장비.서비스.특수가스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시장이 대폭 확대됐고 25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도 지금의 의료용가스 산업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소 이외에도 외과수술을 위한 이산화탄소, 살균 혼합물, 연구용가스, 질소, 헬륨, 레이저가스 등이 의료용가스로 구분되고 있으며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산소방은 의료용가스를 응용한 사업의 좋은 예이다.

미국의 경우 의료용가스 및 관련 서비스시장이 산업계 전체 매출의 7.5%인 6억5천만달러～7천만달러를 형성한다. 물론 아직까지 의료용산소가 의료용가스산업에 있어 높은 비중을 점유하고 있지만 관련업체들은 포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기술, 특수가스 등으로 시장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서비스분야는 전통적으로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영역밖에 존재했지만 프랑스 에어리퀴드의 ‘의료용 살균제(Hospital disinfection)’처럼 의료용가스 시장 공략을 위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기술분야에 있어서도 미국 프렉스에어의 「Grab ‘n Go ™ 포터블 산소」가 홈케어(homecare) 비지니스를 타켓으로 삼고 있으며 남아프리카에 있는 BOC의 자회사인 아프록스(Afrox)는 남아프리카내 개인병원 병상의 30%를 소유하고 있다.

연간 10～15%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저온생물학도 의료용가스 업계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저온생물학과 관련 냉동, 건조, 저장에 사용되는 질소는 약물치료 및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상업화와 더불어 폭발적인 시장확대가 예견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수술용 레이저가스, 마취용 크세논(Xe), 흡입용 산화질소 등이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의료용가스 시장이다.

이같은 시장확대로 지난해 전세계 산업용.의료용.특수가스시장은 연초 예상됐던 수준보다 높은 3백43억달러로 추산되며 미국내에서만 95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2005년경에는 미국에서만 1백19억달러, 전세계 시장은 총 4백4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의료용가스만을 놓고 보더라도 전문가들은 2005년까지 전체 의료관련 매출이 매년 5%씩 확대되면서 의료용가스 부문도 연간 6%의 고성장을 유지, 총 48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태동할 것으로 파악한다.

이는 의료용가스 분야가 전체 가스매출이나 전체 의료매출의 성장율을 능가하는 매력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인수.합병.통합 등을 통한 시장재편

의료용가스 산업을 언급하면서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 바로 병원간 그리고 의료용가스업체간 인수합병(M&A), 통합 등 일련의 활동이다.

이 시장은 전형적으로 소수의 거대 병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가스품목의 다양화, 치열한 경쟁, 장기 공급계약 등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의료용산소와 같은 중요 품목의 경우 한층 심화된 경쟁구도와는 달리 공급업체들이 시장참여를 지속할 이유를 찾기 어려울 만큼 가격하락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1975년 미국내 병원은 7천여개에 달했지만 현재는 5천8백여개에도 미치지 못하며 2010년에는 5천여개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즉 이러한 경향은 병원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입원환자의 감소, 외래서비스의 증대 등을 초래, 결국 의료용산소 사용량 감소와 가격인하 압력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내 건강관리산업의 구조를 바닥부터 뒤집은 것이 바로 건강관리조합(HMOs)의 탄생. 1980년 4%에 불과했던 가입율이 현재 30%(8천1백만명)이상으로 치솟으면서 병원들과 거대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경쟁의 효율성을 위해 상호동맹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입장에 처했다.

이러한 통합 바람은 의약품의 가격하락을 초래, 의료용가스 가격도 하락세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관련업체들은 수익성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의료용산소 시장을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됐던 자택치료의 활성화도 가격인하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산소발생장치에 의존해야하는 환자중 90～95%가 아직도 소형 산소발생장치인 ‘concentrator’를 사용하고 있고 의료용가스 생산업체들도 비용감소를 위해 지난 91년이후 concentrator를 액화시스템으로 대체하면서 소형 고압실린더시스템이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에 따라 프렉스에어의 「Grab ‘n Go ™」와 같은 휴대용 산소발생기는 일반적으로 개별환자들을 주요 타켓으로 삼고 있다.

특히 의약품을 대상으로한 식품의약품관리국(FDA)의 1회용품 관련규정의 강화는 많은 소규모 판매업체들이 저조한 매출실적을 견디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거대 의료용가스 생산업체들이 새로운 규정에 근거해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반면 관련 규정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무시해버린 소규모 공급 및 판매업체들은 낮은 생산비에 근거한 저가공략을 계속하는 미국만의 독특한 상황이 연출됐다.


프렉스에어, AGA, BOC 등 7개社가 세계시장 주도

<도표1>는 현재 전세계 의료용가스 시장을 분할하고 있는 메이저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점유율을 나타낸 것이다. 도표에 따르면 에어리퀴드가 22%의 점유율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프렉스에어(10%), AGA(8%), AP(8%), 린데(6%), NSC(5%), BOC(4%) 등 6개사가 뒤를 잇고 있다.

미국내 모든 주요 병원들도 이들 7개사를 통해 Bulk방식으로 의료용산소를 공급받고 있다. 나머지 28%의 시장은 소형 병.의원과 홈케어산업을 위한 소량의 Bulk LOX, 압축의료용가스 등을 공급하는 배급업자들이 점유한다. 이중 홈케어용 의료용산소의 공급은 Homedco와 Abby의 합병회사인 ‘Apria’를 비롯해 Lincare, National Medical Care, American Home Patient and Rotech 등 일부 업체에 의해 주도된다.

현재 메이저 의료용가스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및 이윤율의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케팅전략을 재정비중에 있다.

먼저 에어리퀴드는 지난 95년 의료용가스, 홈케어, 의료용장비, 병원위생 등 4개 분야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에어리퀴드 산테(Sante)'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설립이후 매년 평균 15%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에어리퀴드 전체 매출의 13%를 충당한다.

유럽지역 의료용가스 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AGA는 린데의 한 부분이 됐다. 또한 AGA와 린데의 자회사인 ‘INO Therapeutics'는 최근 FDA의 승인을 받은 산화질소를 사용한 폐혈관 확장 신경제인 ‘INO맥스’의 마케팅에 돌입했다.

미국내 의료용가스 매출 1위 업체인 프렉스에어도 호흡치료.연구.살균.바이오메디컬.홈케어 등 5개 마켓그룹으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를 기반으로 프렉스에어는 다각화된 생산라인, 서비스, 응용기술 등을 부각시켜 북미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공급업체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기술발전에 의한 시장변화에도 적극 부응해 ‘Grab ‘n Go ™ 포터블 산소 발생기’ ‘헬륨충전소’ 그리고 MRI 관련 서비스 등에 진출했다.

BOC 또한 프렉스에어와 마찬가지로 순수가스, 실린더, 혼합가스, 의료용LOX, 장비 등 5개부문으로 사업조직을 재편했다. BOC의 최대장점은 스코트메디컬프로덕트, MVE 등과 같은 전략적 파트너쉽을 유지중인 업체가 범세계적으로 존재한다는 부분이다. 특히 BOC는 맞춤비지니스솔루션, 의료용가스 관리서비스, 전자상거래 구매, 품질보증프로그램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FDA의 엄격한 규정을 준수할수 있도록 각종 자문역할도 수행한다.

에어프로덕트는 벤더(vendor)를 단일화한다는 점에 있어선 프렉스에어나 BOC와 유사하지만 아직도 시장보다는 제품본위의 조직구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대별된다. 에어프로덕트는 경쟁사보다 월등히 많은 저온충전용 헬륨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MRI시장의 65%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법규정 강화, 극복과제로 대두

현재 미국내 의료용가스 업계의 이목은 의료용가스와 관련한 각종 정부 규정, 특히 연방정부의 새로운 규정에 집중되어 있다. 연방정부가 의료용가스를 약제용으로 분류할 경우 물류비 부담이 가중, 가격인하와 같은 효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품관리국(FDA)은 최근 미국내 의료용가스의 품질보증과 관련한 규정을 한층 강화함으로서 생산, 용기, 설비, 관리, 충전 등 의료용가스의 모든 부분이 FDA규정에 지배를 받게됐다. 만약 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사업자의 경우에는 사업중단 조치가 취해지게 된다.

구체적으로 FDA의 ‘청정공기(Fresh Air)’프로그램에는 어떠한 방식으로 최상의 압축 의료용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항이 적시되어 있으며 이 규정을 어긴 사업자를 어떻게 판별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상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FDA의 규정은 즉각 개별 생산업체들에게 의료용가스 사업이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논의를 불러일으켰고 전문기술이 취약한 일부 소규모 사업자들은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퇴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다시 말해 FDA의 신규규정은 운영과 품질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업자들이 bulk 및 실린더를 이용한 의료용가스 사업을 포기하게 만든 반면 우수 사업자들에게는 시장점유율 상승과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셈이다.

그러나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일부 메이저 업체들조차도 이같은 법적 환경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 의료용가스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업자를 통해 자사 고객들에게 의료용가스를 공급하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박스>
국내 의료용가스 사업의 문제점
원재료 공급에만 치중…기술 및 연구 부족

전세계적으로 의료용가스에 대한 사업적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는 상황에서 국내 의료용가스 관련 사업은 아직도 원재료공급에만 만족, 전문적인 활동이 부진한 실정이다.

이는 아직도 산업용가스 산업이 국내 장치산업의 토대로서의 위치가 확고한 탓이기도 하지만 관련사업에 대한 기술력과 연구력이 터무니없이 미진한 탓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 국내 의료용가스 사업은 액메이커와 충전소, 판매업소간에 병.의원에 대한 산소 등의 공급권 경쟁이 주된 관건이 되고 있다. 따라서 매년 초에 실시되는 입찰시점에서는 끊임없이 잡음이 일고 있으며 업체간 불신을 조장하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병.의원에 공급되는 가스는 주로 호흡용 산소를 비롯해 MRI용 액체헬륨, 마취용 N2O, 레이저 수술용 탄산과 혼합가스, 질소 등 수십여종에 달한다. 특히 산소의 경우 대부분의 산업용가스 업체가 판매허가를 가진 탓에 입찰때마다 과열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유발하는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액체헬륨의 경우 공급처가 한정된 상황이긴 하지만 자기공명장치인 MRI의 필수재료는 물론 점검시 많은 양이 사용되면서 수요처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 의료용가스 공급업체들은 가스의 사용량을 늘이기 위한 연구에 투자하기보다는 고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통한 사익 추구가 더 돋보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앞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추세가 의료용가스 사업의 발전가능성을 내다보고 각 메이저별로 적극적인 영업과 연구확대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여기에는 이같은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불필요한 법적 규제, 즉 식품의약품안전관리법의 개정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현행 관련법에 따르면 의료용가스 제조 및 판매허가를 받기 위해 업체가 구비해야할 가스크로마토그라피 등을 제외한 장비의 대부분이 실제적으로는 전혀 쓸모가 없다는 사실은 OECD 가입국가로서의 체면과도 관련해 무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