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순이후 액체탄산 원료공급원인 석유화학사들의 잇따른 촉매교환과 에틸렌 옥사이드(EO) / 에틸렌 글리콜(EG)의 減産과 함께 정기보수점검(Overhaul)과 원료공장 증설 등으로 원료가스 공급량이 확연히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까지 이어진 ALK의 정기보수점검과 롯데대산유화의 제 2공장 건설 등로 인해 일부 액탄업체는 원료가스공급까지 끊겨 수요처에의 공급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액탄제조설비가 정상 가동에 돌입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바닥난 재고량 축적은 생각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조선소의 용접용 수요물량이 급증하고 있고 성수기를 맞은 드라이아이스 제조가 이어지면서 수급조절의 불안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액체탄산 제조업체들은 현재 재고량 자체가 2~3일 밖에 버틸 수 없다는 판단하에 자칫 발생할 수도 있는 기계 및 설비보수 등에 대비한 방안으로 수요처를 선별·공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공급자 입장이 돌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액체탄산 원료공급사의 부산물 공급현황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불안한 호황을 누렸던 국내 석유화학업종은 최근 국제유가상승과 중국을 위시한 동아시아지역에서 석유화학플랜트의 신·증설이 늘어나 제품의 공급증가는 물론 원료수입가 대비 제품의 가격하락이 이어지면서 감산 또는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각종 설비 및 촉매를 교체하는 상황이 전개돼 왔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제품의 한 축인 폴리에틸렌글리콜, 에탄올 아민 및 기타 유도체의 원료와 소독, 살균제, 계면 활성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 옥사이드(EO) / 에틸렌 글리콜(EG)의 제조공정 변화도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원료탄산의 공급처인 EO / EG의 減産과 제조공정의 변환으로 인해 때 아닌 폭탄을 맞은 탄산업계로서는 본의 아니게 자체 생산량이 급감되면서 어쩔 수 없이 액체탄산 공급파동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액체탄산 원료공급사의 원료공급 현황(액탄 생산량)은 총 2,185톤/日으로 지난해 2,465톤에 비해 11%이상(280톤/日) 감소한 상황이다.
특히 전국 18개 공장(원료공급사 중심, 주정 제외)중 각각 7개, 4개 업체가 몰려 있는 충남 대산과 전남 여수에서 가장 많이 감소함으로써 이 지역에 단일공장을 가진 업체는 영업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표에서 나타난 것처럼 원료탄산 감산현황은 EO제조업체인 대산지역(태경화학, 선도화학, 덕양에너젠)의 LG화학, 삼성토탈 등에서 하루 140톤이 줄어들었으며 여수지역의 호남석유화학(태경화학, 창신화학)에서 90톤이 감소했다.
이와 함께 울산소재 SK의 자체 생산량 감소로 인해 한유케미칼의 액탄생산량도 40톤가량 줄어들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日産 300톤 이상 생산해 왔던 선도화학의 경우는 롯데대산유화가 공장을 증설하면서 1공장에서 공급했던 원료탄산을 2공장의 테스트용으로 전량 사용함에 따라 약 1개월 이상 공급을 중단해 수요처 공급량을 동종업계로부터 매입·공급하는 고충을 겪기도 했다.
EG제조업체인 롯데대산유화 1공장은 자체 공정상 에틸렌과 산소의 결합(물반응)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면서 CO2를 부산물로 생산해 왔다. 그러나 2공장의 경우는 에틸렌과 CO2를 결합하는 설비공정으로 자체 리사이클 공정을 통해 CO2를 400~450톤가량 생산, 200톤은 자체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240톤가량의 원료가스는 창신화학이 공급받아 오는 7월부터 액체탄산 생산에 돌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감산이 예상됐던 삼성토탈의 경우도 자체 생산품인 EO의 증산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CO2 원료가스도 조만간 현재보다 약 4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액체탄산업계의 시장현황과 향후 계획
현재 연간 생산되는 액체탄산의 규모는 약 70만톤(日産 2,425톤, 창신화학 대산공장 포함)을 약간 웃돌 것으로 추정되나 수요대비 공급비율은 공장가동률을 100%로 가정할 경우에 겨우 수급균형을 맞출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공장의 Shut Down이 발생할 경우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주어진 환경에 따라 재고량 비축에 더 많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탄산업계는 수요개척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기보다는 거래처 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기온의 상승속도가 앞당겨짐에 따라 연간 3만톤의 드라이아이스 공급물량중 6~70%가 현시점에 몰려 있어 용접용 액체탄산의 수요증가와 더불어 수급조절이 긴장감속에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탄산업체는 이미 바닥을 드러난 재고비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당일 생산, 당일 출고를 하며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오는 7월 가동예정인 日産 240톤 물량의 창신화학 신규플랜트가 정상화될 경우 수급 조절면에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내년말경에 또다시 원료가스 감산이 예측된다며 조속한 공장의 신·증설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앞으로 수년간은 심각한 공급파동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과거에 타부시 해왔던 몇몇 석유화학 관련업체들이 보유중인 저순도 탄산 원료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채산성 검토에 나섰으며 이미 여수소재 H Plus(2009년 예상)와 울산 소재 카프로락탐 등과 1~2차례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액체탄산의 용도별 수요는 주물, 용접 등 공업용이 55%가량 차지하고 식품·음료용이 20%, 드라이아이스가 15% 그리고 기타 냉동 및 화학계통에서 1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업 및 식음료용 등에서의 자연적인 수요증가분보다 새로 조성된 군산 조선산업단지나 포항산업단지 등에 밀집된 조선사 및 블록형 공장들의 용접용 수요가 매년 10%이상씩 증가되고 있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공업용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요대비 공급량 부족현상이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원료가격의 인상은 물론 충전소 및 직거래처 등 각종 수요처에 대한 공급가 인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와 올해 초에 10% 인상이 추진된데 이어 시장가격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결국 그동안 공급과잉으로 과당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에서 자발적인 가격하락으로나마 거래처를 영업·관리해 왔던 탄산업계의 입장은 적자를 운운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매년 적지않은 부담을 감수했던 설움에 대한 보답차원에서라도 물류·인건비 및 전기료 등의 인상폭도 감안될 것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각 업체별 생산현황은 에어리퀴드코리아, 호남석유화학, 이수화학, LG화학 등 6개 원료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는 태경화학이 21만3천톤 가량을 생산, 전체의 26.6%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 호남석유화학과 오는 7월 가동예정인 공장을 포함한 창신화학(유진화학)의 생산량은 19만여톤으로 23.9%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LG화학, 롯데대산유화 등 4개 업체로부터 원료가스를 공급받는 선도화학이 11만7천여톤으로 14.6%를 점유하고 있다.
뒤이어 한유케미칼(SK)은 10만5천여톤(13.2%), 삼성토탈과 BP화학 등이 원료공급처인 덕양에너젠이 7만6천여톤(9.5%), S-Oil의 동광화학이 4만6천여톤(5.8%), 한국탄산(LG화학) 1만5천여톤(1.8%), 신일탄산(주정) 1만6천여톤(2.1%) 등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