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경제공황에 빠졌다는 말이 실감이 될 정도로 2008년 연말의 경제상황은 어두운 터널의 중간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갈팡질팡하던 시기였다.
과도한 투자로 인한 과잉공급, 세계경제의 추락으로 수요감소에 따른 감산 그리고 경제적 여건이 허락지 않은 부득이한 공장폐쇄 등 산업용가스업계의 주변 상황은 올 겨울 한파보다도 더 차갑게 느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매년 초 각종 경제연구기관들의 전망치는 희망을 품으며 밝게 시작하는 것이 기본 룰처럼 여겨져 왔지만 올해는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실정이다.
이처럼 어느 산업경제분야에서도 경기예측이 어렵게 되면서 己丑年 올해의 경제활동은 암울할 수 있겠지만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 나가는 저력과 국민들의 열망 그리고 기업가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 희망을 품는 한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따라서 전 산업에 걸쳐 폭넓은 수요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산업용가스업계가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위치에서 보다 적극적인 제조활동이 이루어져 공급안정과 가격안정화 등을 통해 시장주도권을 회복하며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험난한 IMF의 파고도 극복하는 저력을 가졌다. 결코 하루아침에 급격하게 세상이 변화될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오늘보다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통해 올 연말쯤에는 체감경기만으로도 추위를 따뜻하게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동안 산업용가스와 특수가스 관련업종은 산업경제활동에 있어서 그 중요도만큼 사회적인 처우가 미진했다. 하지만 최근 액체탄산의 파동처럼 가스가 부족할 땐 거대 수요처도 잠재우는 위력을 가졌다는 것을 실감한 것처럼 올해부터는 업종내 과열경쟁이나 자사이기주의보다는 대외적인 홍보와 적극적인 자리매김을 통해 업계 전체가 실리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 것을 주지해야할 것이다.
이에 앞으로는 우리 업종이 한층 성숙되고 보다 활성화된 경제활동이 진행되기를 기대하며 그동안의 고생을 끝내고 낙(樂)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2009년 소띠해에 업계가 사업계획을 판단함에 있어 다소의 도움을 주고자 총체적인 운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산업용가스 판매업종>(흐림→눈·비)
고객에 앞선 서비스 제공으로 시장 유지 중요
개미군단의 위력으로 전국 중소산업체의 경제활동에 이바지해 온 판매업소는 대략 1천5백여개소.
물가상승으로 인해 이제는 1만원도 제대로 못 받는 산소기준의 용기 1병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약 15~18만원에 이르는 기본장비의 지속적인 투자로 영세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업종이다.
현재 판매업종은 고압가스라는 위협적인 단어의 물질을 취급하는 최전방의 가스공급업체로 도시계획에 따른 지역개발로 인해 자체 사업장은 물론 거래처의 이전이라는 공급사업 외적인 악재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또한 50kg을 웃도는 철제용기를 손수 운반해야 하고 인화성 가스 취급을 이유로 3D업종이 되어버려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는 동시에 경기불황으로 인한 미수금 증가 등 사업추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는 집단화 사업을 통해 공동부지 확보 및 물류체계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으나 이미 집단화를 이룬 사업장에서도 현실적으로 동사업장내에서의 판매업소간 사업연계가 어려워 고민을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집단화를 이루지 못한 개별 판매업소의 경우 허가권 이전 등의 문제로 인해 자칫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올해 상반기 이후에는 인수, 합병 등의 변화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회전율이 적은 고물상에서부터 군소중소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밤낮없이 사업자가 직접 배송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한눈만 팔지 않는다면 그 어떤 기업보다도 튼실한 자영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모르는 게 약’이라는 식의 서비스 개념에서 벗어나 시대가 다변화할수록 수요처가 요구하기 전에 사전 사후관리 및 공급자로서 지식을 충족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전화주문을 통한 운송이라는 아날로그 방식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아는 것이 힘’이라는 논리에 따라 고객의 애로사항과 가스에 대한 사전지식을 명확히 숙지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으로 재개업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안팎의 시장정황이 약육강식으로 급변하고 있어 지금부터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유지와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거래처의 도산이나 중대형 충전소들의 시장침탈로 인해 사업에 대한 불안감은 급격히 증폭돼 있지만 판매업소가 걸어 가야할 길은 틈새시장이 아닌 고유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탓에 영업적인 관리모드로 돌입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판매업소들은 거래처의 요구에 맞춰 가스를 공급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향후 가스의 용도 구분을 통한 거래처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거쳐 가스의 수요범위 확대나 자발적으로 최적의 가스를 공급해 주는 형태의 영업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주공급원과 적극적인 신뢰구축을 통해 타 공급원들로부터 핵심 수요처에 대한 가격침탈을 저지할 수 있는 철벽라인을 형성하고 유기적인 전문정보습득과 교환을 통한 서비스 제공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현재 개인사업자 기준으로 1개 판매업소가 한달평균 충전소로부터 매입하는 금액은 약 5백~1천만원 전후로 인건비, 관리비, 물류비 등 운영비와 순이익을 감안할 때 발생되어야할 매출액이 대략 1~2천만원을 상회한다고 볼 때 지금의 양상은 현상유지를 하거나 밑지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결국 하던 일이니까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 푼이라도 아끼고 보자는 생각 때문에 자칫 크고 작은 사건, 사고의 빈도수를 높이게 돼 나중엔 과거에 벌어놓은 재산을 까먹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극한상황에서 이제라도 판매업계의 대변단체로 자처하는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의 자구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판매업계 스스로가 권익보호를 위한 협회의 자생을 위한 노력을 연구, 추진해야 한다.
사실 사단법인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는 동종업종의 권익보호를 위해 서울 영등포를 위시한 지역업자들이 자발적인 모임으로 구성돼 지난 80년대초 당시 동력자원부(現 지식경제부) 산하 법인으로 등록하는 등 상당한 의욕을 보여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회원관리 미숙과 자금압박 그리고 해당 판매업소간 집단이기주의 등이 발동돼 지난 수년간 협회활동은 전무하게 됐고 현재는 집행부 구성조차 이루지 못한 부실협회로 관련업계의 낙인을 받고 있다.
공식적으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을 접어둔 채로 여전히 운영자체가 미궁에 빠져 있는 협회의 재건은 이제 판매업계 전체가 나서야할 것이다.
협회의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등 뒤에 대고 어렵다고 말하기 보다는 판매업계의 실질적인 문제점과 권익 보호 그리고 각자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대화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판매업계 유일의 단체를 나 몰라라 하는 작태는 自繩自縛의 원인이다.
사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있는 것도 못 챙기면서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결론적으로 우리 산업경제가 과거 판매업계를 통해 그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과거보다는 미래를 지향해야하는 현 시점에서 더 큰 꿈의 실현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협회의 재건, 상위 공급업계 등과 타협하는 방안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리라는 판단이다.
아무튼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이어지고 있는 영업활동 부진 또는 업종전환을 위한 폐업 그리고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장이 줄었다 해도 판매업계는 여전히 산업용가스 유통업의 최일선에서 굳건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부각되기를 기대한다.
<산업용가스 충전업종>(흐림→천둥·번개)
수퍼마켓식 영업보다는 분야별 전문화 필요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충전소로 인해 충전시장내에서의 불협화음은 연일 끊이지 않고 발생돼 왔다.
이유는 수요시장의 성장보다는 공급업체가 증가함으로써 경쟁이 과열되는 동시에 충전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가격현실화가 그만큼 더뎌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충전소마다 제품이 똑같은 단일품목을 취급함으로 인해 공급이 많으면 많을수록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 가격인하로 이어지는 것이 필연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액체탄산 등 일부 품목의 공급부족은 가격인하정책만이 전부는 아니었다는 현실을 깨닫는 기회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공급부족 자체의 파장은 심각했고 이로 인한 충전업계의 피해는 수요처의 거래중단, 배상요구 등 수요·공급간의 신뢰를 심각한 수준까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물론 업계의 미래예측에 대한 대비책에도 문제가 있지만 막연하게 하늘만 바라보는 자세 또한 적절치 않았다는 평가를 해 본다.
그렇지만 업계의 사정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수요처의 경우는 가스업계를 상전대접하듯 깍듯한 대우와 함께 안정적인 공급을 최우선적으로 요청하는 등 본의 아니게 충전업계의 위상도 높아졌다는 사실에 기회를 잘 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와 달리 지역별 충전업계의 매 회의 때마다 부각돼 왔던 가격현실화와 시장안정화는 신규 충전소의 등장과 업종내 갈등과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하고 노력에 비해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말았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전에는 매출부진과 수요감소를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었을 뿐더러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 10월부터의 매출을 대비해도 중견 충전업계의 지난해 결산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일부 충전소의 경우 신규 진출로 인한 시장확보 실패, 경영부실, 과도한 시장진입으로 인한 손실발생 등으로 퇴출위기에 몰려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국에 산재돼 활동하고 있는 충전소의 약 60%가량은 여전히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는 시장상황이 과거보다는 다소 다르게 惡化一路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인수, 합병 등을 통한 업종내 구조조정이 연말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본지가 집계한 전국의 충전소는 2백30여개소. 이중에 13%에 해당되는 30여개소는 충전소가 취급할 수 있는 품목중 극히 일부인 산소 또는 탄산 등만 충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일반적인 충전소라기보다는 판매업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35%인 80여개소는 해당지역 및 수요개발의 한계 등으로 인해 현상유지에 연연하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춘 충전소는 44%(1백여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각 지역에 다수의 충전소를 거느리고 있는 딜러형 충전소의 경우는 타 지역 충전소의 인수합병으로 전국 네트워크로 규모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해당지역내 소규모 충전소를 무력화시키며 약육강식형 강제적 구조조정에 한 몫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는 수요처에 대한 입찰에 있어서도 과열투찰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그야말로 시장수요감소와 함께 일반 산업용가스의 공급과잉에 따른 과당경쟁의 우려도 예상돼 충전시장은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조짐에 대해 일부 충전소의 경우는 특수가스, 정제, 혼합가스 제조 및 장비 등 부문별 사업추가 구상을 통해 사업다변화를 추진, 평년작을 웃도는 소득을 얻었던 반면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지역소재 일부 충전소는 수요처의 지방이전 및 제조업 부진 등으로 인한 수요의 자연감소가 발생돼 단순 충전사업만으로는 그다지 사업적인 이득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충전업계의 관계자들은 “과거 우리업계가 수퍼마켓식 다품목을 지향하는 영업을 벌여 손실과 이득을 조화시키면서 사업을 유지하는 경향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손실부분을 버리고 매출보다는 이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한 제품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제품으로 벌어 손실분을 메우겠다면 추진해 왔던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각 업체별로 분업화와 품목별로 전문화된 사업전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