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의 출현으로 그 어느 때 보다 희망을 갖고 힘차게 출발했던 2008 무자년(戊子年).
하지만 이같은 희망도 잠시, 지난 2008년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인해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이러한 세계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에도 유가불안정 및 환율불안, 금리불안정까지 이어지며 IMF 환란 이후 10여년만에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산업용가스 업계도 지난 한해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원료가스의 수급 파동 현상은 물론 이로 인한 극심한 경영악화로 시름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적극적인 신규사업 진출 및 투자로 사업 확장의 길을 걷는 업체까지 산업용가스 업계의 양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된 한해였다.
새해에도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심지어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지만 지난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산업용가스 업계가 흘린 눈물겨운 땀과 노력은 2009년 기축년(己丑年)의 장밋빛 청사진을 기대케 하는 요소이다.
무자년을 떠나보내고 기축년을 맞이한 현시점에서 지난해 우리 산업용가스 업계가 걸어왔던 발자취들을 되짚어 보며 재도약을 위한 성찰을 위해 2008년 역사에 기록될 산업용가스 업계 사건들을 정리해 봤다.
<편집자 주>
■ 최악의 탄산 공급파동…헬륨도 공급 부족
지난해 산업용가스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사상 최악의 탄산파동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체간 단가하락 경쟁 등을 펼칠 정도로 물량에 여유를 보였던 탄산은 지난해 3분기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지난 9~10월을 기점으로 역대 최악의 탄산 공급파동으로 이어졌다.
이는 지난해 유화업계가 지난해 하반기 나프타가격의 폭락으로 인한 공장 가동률을 줄이며 EG(에틸렌글리콜)·EO(에틸렌옥사이드) 및 나프타 분해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원료탄산의 공급량이 크게 감소한 탓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원료공급처의 감산에 따른 원인이 크긴 하지만 시장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고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 업계에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같은 탄산 공급파동으로 인해 현재 탄산은 귀하신 몸(?)을 떠나 업체 사장이 물량확보를 위해 동냥질을 할 정도로 최악의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조선경기 후퇴와 더불어 선박건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소형 조선소들의 부분조업 및 일시 조업중단을 반복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자체적으로 액체탄산의 수입도 검토중에 있으며 혼합가스 및 대체가스를 개발하는 투자를 벌이는 곳도 곳곳에서 생겨나는 등 공급파동 탈피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번 파동은 워낙 심각한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책 없이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2007년 최악의 공급부족 사태를 맞았던 헬륨도 마찬가지로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하면서 지난해 헬륨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수급부족으로 각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사업 및 연구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이같은 계속된 헬륨부족 현상은 세계최대 헬륨저장고인 미국토지관리국의 설비 노후화와 유수의 헬륨 생산공장들의 잇단 감산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많은 양은 아니지만 카타르와 알제리 등 중동산 헬륨을 수입하고 국내 ALK를 비롯해 Linde, PKC 등이 직항로 개발 등 운송기반 확충을 통한 수입량 증대를 꾀하고 있고 APK와 DIG도 수입선 다변화를 모색하며 활로를 찾고는 있지만 향후 미국 연방비축의 헬륨공급이 중단된다는 설과 미국 플랜트의 노후화 및 기대를 모았던 중동 신흥 플랜트들의 더딘 생산력 등의 문제가 산재해 있어 헬륨 공급량 부족은 탄산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공장 및 설비 신증설 러시
지난해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액사를 비롯한 다수의 산업용가스 업체들은 적극적인 공장 및 설비의 신증설을 통해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기 위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산업용가스 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우선 3월에 포스코의 포항과 광양에 각 1기씩 日産 3천7백톤 규모의 산소공장 2기를 설립한다는 계획과 함께 10월 에어리퀴드코리아도 충남 당진의 동부제강에 공급할 산업용가스 플랜트의 설비공사를 시작해 올해 6월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프렉스에어도 충남도와 아산 탕정산업단지 내에 산업용가스공장 건설 및 특수가스 생산라인 추가 등과 관련해 1억5천만달러를 투자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5월에 탕정공장에 실란(SiH4) 제조시설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또한 린데코리아도 지난 8월에 충남 아산에 1천6백Nm3/h 규모의 F2제너레이터 제조공장을 준공했으며 10월에는 충남도와 F2제너레이터와 특수가스 등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국내 토종 액메이커인 대성산업가스가 지난 10월 울산에 초고순도 산업용가스 생산 공장을 완공하며 年産 1백37만톤 규모의 산업용가스를 생산하게 됐으며 수소전문 업체인 덕양에너젠은 한화석유화학과 3천억원 규모의 원료 수소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총 2백50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한편 그동안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플랜트 건설에 난항을 겪었던 환영철강도 9월에 마침내 액체산소 8천Nm3/h 등을 생산하는 산업용가스 플랜트를 완공했다.
여기에 전자 특수가스 전문업체인 소디프신소재와 후성의 설비 증설도 설비증설 붐에 일조를 했다.
우선 소디프신소재는 오는 2011년까지 약 2천5백억원을 투자해 NF3와 SiH4를 현재 연간 2천5백톤, 3백톤 규모에서 각각 5천5백톤, 2천3백톤으로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후성도 기존 연 3백톤 생산규모의 NF3공장을 최근 3백톤을 추가로 증설, 완공해 총 6백톤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4월에는 울산공장 재가동과 증설을 통해 AHF(냉매원료) 또한 연산 2만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화인텍의 해외공장 설립도 잇따랐다. 화인텍은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소재 샤라프그룹과 연간 12만개의 차량용 CNG용기를 생산하는 합작회사 ‘Sharaf FINETEC Cylinders FZ-LLC’를 설립했으며 7월에는 중국 강소성 장가항 경제개발구에 차량용 CNG 및 LNG용기공장인 화인텍금속유한공사를 세우기로 했다.
■ 확장, 신규 사업진출 등 사업다각화 및 이미지 강화
2008 무자년 한해에는 유난히도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이전 및 사명변경, 주식상장 등이 많았던 한해로 기억될 수 있다.
우선 지난 연초에 국내 최대 고압용기생산업체인 엔케이가 증권거래소에 신규 상장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부산 녹산공단 소재 초저온저장탱크 및 탱크로리생산업체인 대웅CT가 사업장을 경남 김해로 새롭게 확장·이전했으며 대구 성서공단 소재 산업용가스충전소인 에어텍도 기존 공장 인근으로 확장·이전했다. 또한 울산소재의 산업용가스 충전업체인 신일도 사업다각화차원에서 LPG충전소를 인수하며 11월 확장·이전 준공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프로판 충전사업에 진출했고 설비업체인 서울가스이엔지도 경남 함안으로 사업장을 이전한 동시에 초저온 저장탱크 제조사업에 뛰어 들었다.
사명을 변경한 기업도 눈에 띄었다. 우선 독일의 세계적인 산업용가스메이커인 린데그룹이 2006년 9월 영국의 BOC그룹을 인수한 후 2년 동안 국내에서는 BOC가스코리아를 그대로 사용해 왔으나 지난 7월1일부로 사명을 린데코리아로 변경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또 충남 연기군의 MS안전가스는 MS가스의 지분을 모두 매입해 사명을 세종산업가스로 변경했고 경기도 화성시의 MS화성가스도 이 지역 LPG 및 고압가스판매업소인 에어텍이 인수하면서 사명을 한국산업가스로 변경했다. 이밖에도 인천의 신우가스의 경우 인근으로 확장·이전하면서 사명을 에어가스코리아로 변경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한편 부산의 초저온가스 전문업체인 유엔에스와 초저온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동진크로텍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