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현재 거의 모든 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요즘 산업용가스 업계에서도 수입에 의존하는 각종 가스의 수급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중 특히 수년간 엄청난 수요증가를 보인 헬륨은 올해 대표적인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자원가운데 하나이다. 이는 국내 전자·반도체·LCD 등을 비롯한 각종 첨단산업은 물론 의료 및 조선산업이 갈수록 발달함에 따른 것이다.
이미 지난 2008년 연초에 한차례 공급파동을 겪은 헬륨은 가격급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한해 실로 엄청난 수요량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같은 수요량 증가는 이미 예견돼 있는 일이었으며 이에 따른 공급부족 또한 끊임없이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원별 특성에 따른 한계로 이를 대비하기는 실로 난해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실례로 천연가스전의 암반 속에서만 추출돼 산업용가스 중에서 가장 희소가치가 높은 헬륨에 대해 공급권을 쥐고 있는 메이저 가스업체들이 최근 Force Majeure(불가항력조항)을 발동해 전 세계적으로 대폭적인 공급제한을 선포한 것을 비롯해 미국이나 중동의 헬륨 수출국들의 감산이 잇따르면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내 시장을 더욱 압박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Air Products를 비롯한 각 메이저 가스업체들은 지난해 헬륨의 출하가격을 30% 가량 인상한 상황이다.
이에 이미 국내 가스수입 업체를 비롯해 헬륨 수요가 많은 산업에서는 헬륨수급을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으며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수요량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편집자 주>
■ 전세계 헬륨 생산량 하락세 점화…미국의 생산량 감소 영향
미국 내무부 산하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지구상에 매장돼 있는 헬륨은 총 4백90억㎥로 추산된다.
세계최대 헬륨생산국이자 소비국인 미국 영토내에 약 2백억㎥(정부비축분 포함)의 헬륨이 매장돼 있고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약 2백90억㎥의 헬륨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헬륨매장량을 나타낸 [표-1]을 보면 미국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2백억㎥의 헬륨이 있으며 카타르가 1백억㎥의 매장량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 알제리가 82억㎥, 러시아가 67억㎥, 캐나다 20억㎥, 중국 11억㎥ 폴란드 2억8천만㎥ 등의 순으로 매장량이 많았다.
하지만 이같은 막대한 헬륨의 매장량중 실제 인류가 활용 가능한 헬륨은 전체 30% 정도 에 불과하다. 이는 막대한 설비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만큼의 상업성을 갖춘 대규모 천연가스전의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이 전체 매장량의 20%인 40억㎥, 알제리와 러시아가 각각 22%, 25%, 폴란드가 8.5%에 불과한 헬륨만이 상업적 가치를 띄며 생산 및 활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처럼 상업성을 갖춘 헬륨소스의 대부분이 미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전 세계 헬륨 생산량의 78%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22% 정도를 알제리, 카타르, 러시아, 폴란드, 캐나다, 중국 등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헬륨은 2007년 1억7천만㎥ 보다 약 1% 가량 줄어든 총 1척6천8백만㎥로 나타났다.
[표-2]를 보면 미국이 천연가스(NG)로부터 추출한 7천8백만㎥와 토지관리국(BLM)이 비축중인 헬륨 방출량 5천3백만㎥를 포함, 총 1억3천1백만㎥를 생산했으며 알제리 1천6백만㎥, 카타르 1천2백50만㎥, 러시아 6백90만㎥, 폴란드 2백50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2007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던 전 세계 헬륨 생산이 지난해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무엇보다 세계 대부분의 헬륨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미대륙 가스전에서의 헬륨생산이 줄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 미국 정부의 비축분 방출량 또한 현저하게 줄어든데 기인한다.
하지만 이같은 미국의 생산량 감소세로 인한 세계 헬륨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현상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로 인해 그동안 미국에 편중돼 있던 헬륨생산 비중이 점차 여러 나라로 세분화 되는 점이다.
우선 지난해 7월 린데가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전 세계 헬륨 수요의 약 3%를 충당할 수 있는 호주 다윈플랜트(年産 1억5천만scf 규모)를 건설중에 있고 러시아 동시베리아 지역의 가스전이 활발하게 개발중에 있는 등 향후 대형 신규 헬륨 플랜트들의 잇단 등장 예고 돼 있어 미국의 헬륨생산·공급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러시아 동시베리아 지역은 향후 20년간 Paigin, Yakutia, Krasnoyar나, Astrakhan 등의 신규 헬륨 플랜트들이 지속적으로 건설될 예정으로 미국을 대신할 미래의 헬륨 생산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어 각국에서는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러시아에서는 가스프롬 산하의 오렌부르크(Orenburg)플랜트(年 4백80만㎥)에서만 헬륨 생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헬륨이 매장돼 있는 동시베리아(이르구츠크 지역)의 가스전으로 생산 거점이 옮겨간다면 전 세계 헬륨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도 순조롭게 동시베리아 지역의 가스전 개발이 완료되면 2015년 생산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연간 3억㎥ 이상의 헬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말대로 동시베리아를 거점으로 여러 신규 헬륨 플랜트들이 들어선다면 러시아산 헬륨이 전 세계 헬륨수요의 40% 이상을 담당하게 돼 미국을 제치고 최대의 헬륨 생산국으로 변모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지난해 국내 헬륨 소비량 1천6백톤 사상최대 기록
최대 헬륨 생산국가인 미국의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헬륨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무역협회와 관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헬륨은 총 1천6백32톤(10,283,716㎥)으로 집계됐다. [표-4]
이는 2007년의 1천3백81톤(8,701,944㎥)과 비교해 18.1%%의 증가가 나타난 것으로 국내 헬륨산업이 본격화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임은 물론 전 세계 헬륨시장 평균성장률(생산량 기준) 보다도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수입량 수치로만 비교하면 국내 헬륨시장은 5년 전인 2003년(5백46톤)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더욱이 수입량에서 수출량을 제외한 내수 소비량은 지난해 1천5백69톤(9,888,662㎥)을 기록 전년도의 1천3백39톤(8,439,391㎥) 대비 17.1%에 달하는 성장을 기록했다.
분기별 수입량을 살펴보면 1/4분기 4백1톤(2,526,936㎥), 2/4분기 3백97톤(2,503,487㎥),
3/4분기 3백95톤(2,492,343㎥), 4/4분기 4백38톤(2,761,327㎥) 등으로 나타나 사상 처음으로 전분기에 걸쳐 3백톤 이상의 고른 헬륨 수입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헬륨 수입량을 컨테이너 단위로 환산할 경우에는 2007년이 약 3백10대, 지난해가 약 3백70대 정도로 약 18% 정도 상승하며 월 평균 30여대의 수입량을 기록했다.
현재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이하 APK), 대성산업가스(이하 DIG), 프렉스에어코리아(이하 PKC), 린데코리아(이하 LIN), 에어리퀴드코리아(이하 ALK), 메싸MS가스 등 국내 헬륨수입 6개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몰아친 세계 경제위기로 각국의 전자·반도체 및 LCD 산업이 직격탄을 맞는 등 수요증대 요인은커녕 오히려 악재가 가득한데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탁월한 시장확대를 기록한 요인으로 삼성전자 탕정공장과 LG필립스 파주공장의 LCD패널 생산량 증가를 꼽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가격 급락, 공급과잉, IT기기 수요부진 등 LCD산업의 좋지 못한 소식이 연일 흘러 나왔지만 삼성전자 탕정공장과 LG디스플레이는 90%가 넘는 가동률을 보이며 세계적 감산추세에 역행 LCD산업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어설픈 예측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이는 대만과 일본의 경쟁업체들이 50%대의 가동률을 보이며 절반에 가까운 설비와 인력이 노는 등 최악의 부진을 보인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지난해 국내 시장 성장성이 탕정과 파주에 많이 기인함에 따라 이곳에 헬륨을 공급하는 DIG와 PKC, ALK에도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수입량을 기준으로 한 지난해 국내 헬륨시장은 APK가 45%로 여전히 선두를 지켰고 PKC 18%, DIG 15%, ALK 12%로 나타났다. 또한 LDK가 8%, 메싸MS가 5%순으로 나타났다.
국제 상황을 살펴보면 2006년을 기준으로 전세계 주요 헬륨업체의 점유율은 Air Products 30%, Linde Group 27%, Praxair 21%, Air Liquid 12%, 大陽日酸 7%, 기타 업체 3%로 나타났다. <i가스저널 추정치>
한편 국가별 수입량을 살펴보면 2007년에 80%를 웃돌던 미국산 헬륨 수입량이 지난해에는 65%까지 줄었고 대신 카타르와 알제리, UAE 등의 중동산 헬륨의 수입비중이 전년(17.4%)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34.5%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에 국내 헬륨 수입을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과거에 비해 점차적인 수입선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2007년 일어났던 카타르와 알제리 플랜트의 기계적 결함으로 인한 가동중지로 인해 생산량 감소현상이 지난해 어느 정도 회복을 보인 것과 소폭이나마 국내 운송기반 마련 문제의 개선이 중동산 헬륨수입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