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고갈위기에 직면한 인류를 구원할 최적의 에너지원이 수소라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불가결한 현실이다.
지난 20세기에 뜨겁게 달구던 IT열풍을 능가하는 관심이 현재 신재생에너지에 쏠리고 있으며 그중 하나인 수소에너지는 각 나라의 차세대 핵심기술로 자리 잡았다.
세계 각국은 미래 에너지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해 저마다 수소에너지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치열한 기술개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각국의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조만간 현실화될 수소에너지 시대의 중심에는 수소자동차가 존재한다. 물론 발전용, 가정용 등 수소의 적용분야는 다양하지만 운송수단으로서의 수소의 역할이 수소경제시대의 중심임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이에 수소제조·저장· 등의 기술 대부분이 수소자동차와 연계를 맺고 있으며 현재까지 가장 많은 기술적 진전을 보인 분야 또한 수소자동차 관련 분야이다.
자동차가 연료를 주입해주는 주요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듯 수소충전소는 바로 이러한 수소자동차 상용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서 세계 각국은 수소자동차 보급시기가 점차 다가옴에 따라 수소충전소와 관련한 기술개발과 건설에 한층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본지는 미래 수소에너지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수소충전소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현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 수소자동차와 수소충전소
지금까지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 및 연구기관들에 의해 개발된 연료전지 차량(자동차, 버스, 트럭, 오토바이)은 수백여종에 달한다.
현재 각국은 저마다 새로운 연료전지차량을 개발, 시범운행을 진행중에 있으며 조만간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연료전지차량의 보급은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각국 정부와 자동차업체들의 기술개발 및 보급계획과 맞물려 2012년을 기점으로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일본은 3년안에 5만대의 FCV를 도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백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미국도 켈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수년내 1만2천여대의 FCV를 운용, 2020년경에는 33만여대로 확대·운용할 예정이다.
유럽 또한 시범운행을 거친 후 2012년부터 연간 5만대 이상의 대량생산을 통한 FCV 보급을 꾀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0년 국내 최초의 FCV인 싼타페 연료전지자동차를 개발한 현대·기아자동차가 현재 투싼, 스포티지 등 지금까지 개발된 연료전지 자동차를 2010년까지 시범운행 후 2012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정부에서도 2015년 안에 국내에 3천여대의 수소자동차를 도입·운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7월 현대기아차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모니터링사업본부를 설치하며 국내 연료전지 자동차 상용화를 위한 R&D 인프라를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전국에서 운행되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들의 주행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그 결과를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진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업본부는 국내의 앞선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기술을 국내외로 홍보하기 위한 중심 창구 역할 담당은 물론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차량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내구성 향상을 위한 차량 운행 및 결과분석에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니터링사업’을 통해 수도권내 8대의 투싼 연료전지자동차와 4대의 스포티지 연료전지자동차, 2대의 수소연료전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아울러 성능을 향상시킨 제2세대 수소연료전지차 18대, 수소연료전지버스 2대를 추가로 투입해 2010년 7월까지 수도권, 충청, 경남, 전남, 제주 지역에서 총 34대의 수소연료전지차량이 운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수소충전소는 각국의 수소자동차 도입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반드시 수반돼야하는 필수적인 인프라이다.
이는 주유소가 없는 자동차가 달릴 수 없듯 아무리 탁월한 성능의 FCV가 개발·보급된다 해도 연료인 수소를 공급해주는 수소충전소의 지원 없이 수소자동차는 결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각국이 수소자동차 도입계획 수립시 수소충전소 건설계획을 함께 마련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수소자동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을 살펴보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뒤늦게 수소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과감한 투자와 지원으로 현재 24개소의 수소충전소가 운용중이며 수소충전소를 FCV 도입과 맥을 같이해 3년안에 5백개소의 수소충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3천5백개소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수소충전소의 종류 및 구조
현존하는 수소충전소를 분류해 놓은 [표-1]을 보면 수소충전소는 크게 특정 공간에 건물과 설비가 고정되어 있는 ‘온사이트(on-site)형 정치식(定置式)충전소’, 그리고 충전설비를 차량 위에 탑재해 이동성을 살린 ‘이동식 충전소’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온사이트형 충전소는 원료수소를 직접 생산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자체생산형과 외부수급형으로 나뉘는데 자체생산형은 다시 증기개질형, 물전기분해형, 수소발생기형으로 구분되고 외부수급형은 액체수소수급형, 기체수소수급형으로 분류된다.
이동식충전소 또한 온사이트형과 유사한 기준으로 세부분류가 가능하다.
이와는 별도로 수소의 형태가 액체인지 기체인지만을 감안하여 LH2 충전소, CGH2충전소, LCGH2충전소(LH2를 CGH2로 전환하여 충전)로 구분하거나 수소자동차에 최종적으로 충전되는 수소의 형태에 따라 LH2충전소와 CGH2충전소, LH2-CGH2복합충전소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수소충전소들은 각각 상용화 가능성, 투자비용, 국가적·지리적·환경적 조건 등에 따라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으므로 현 상황에서 어떠한 종류의 충전소가 기술적, 구조적, 환경적으로 우월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 현실적으로 가장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수소충전소의 하나이자 수소경제초기에 수소충전소의 대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견되는 온사이트 방식의 증기개질형 기체수소충전소는 크게 수소제조장치, 수소정제장치, 압축설비(컴프레셔), 저장설비, 충전설비(디스펜서) 등의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제조장치의 경우 천연가스, 메탄올, LPG 등 탄화수소계 연료를 증기개질(steam reforming)하여 원료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로서 개질, 탈황(desulfurization), 수성가스 전이(reverse water-gas shift reaction) 등의 공정이 전개된다.
정제장치는 원료수소의 순도를 99.99%~99.999% 수준으로 높여주는데 일반적으로 PSA(Pressure Swing Adsorption) 시스템이 사용된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연료가 고압압축기를 통해 저장설비에 저장되거나 디스펜서로 보내져 수소자동차에 충전되는 것이다.
한편 미국과 유럽, 일본의 수소충전소를 살펴보면 우선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은 물·전기분해 방식 등을 통한 수소생산기술이 특징이며 특히 유럽과 캐나다는 대체에너지를 수소생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우 다양한 연료의 Reforming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 수소충전소를 운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Refinery 및 화학공장의 여유설비를 활용, 수소를 생산해 2025년까지 3백만대의 연료전지자동차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의 수소 Infrastructure를 살펴보면 Oil Refinery 근처의 도심지 중심으로는 Off-Site System(Refinery의 수소를 트레일러로 운송 : 지진으로 수소배관망 설치 어려움), 지방에는 On-Site System(Fuel Processor로 수소 생산)을 구축할 예정이다.
미국도 연간 30MT/yt(연간 1억5천대의 FCV 사용량)의 Refinery 및 화학공장의 수소생산량을 바탕으로 Off-Site System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트레일러, 장기적으로는 수소배관망을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소생산시설 위치 및 발달된 NG공급망으로 인해 수소 Infrastructure 구성이 용이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를 비롯한 연구기관 및 기업체는 국내의 특성을 고려해 Infrastructure를 구성하고 있으며 연료전지차 보급 계획에 맞춰 LPG FP(Fuel Processor)와 같은 상업화 용량의 수소스테이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 전세계 수소충전소 현황
미국 워싱턴 소재 연료전지 관련단체인 Breakthrough Technologies Institute(BTI社)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2월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는 총 1백81개소(중소형 및 파일럿충전소 포함)의 수소충전소가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아직 완공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건설이 진행중이거나 건설계획이 확정된 충전소까지 포함하면 2백36개소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6년 BTI가 조사한 1백77개소(건설중 포함)에 비해 2년 동안 무려 60개소 이상 확대된 셈이다.
수소전문가들은 이같은 수소충전소의 증가세에 대해 그동안 일부 선진국 주도로 추진됐던 수소에너지 연구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된 것은 물론 전 세계 대형 수소에너지 프로젝트들이 실증단계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수소충전소 보유국 또는 보유예정국은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4개국이 가장 많으며 독일·포르투갈·스페인·스웨덴·벨기에·이탈리아·덴마크·영국·프랑스 등 유럽지역 14개국, 일본·한국·싱가포르·홍콩·대만·중국·인도 등 아시아 8개국, 그리고 오세아니아의 호주와 아프리카의 이집트를 포함해 30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미국(캘리포니아주)과 캐나다를 전면에 내세운 미주지역과 독일을 정점으로한 유럽이 각각 75개소, 61개소를 보유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일본이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24개소의 수소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가 전 세계 충전소의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 캐나다는 그동안 ‘캘리포니아, 캐나다 수소고속도로 프로젝트’와 CaFCP(캘리포니아연료전지파트너쉽), FCHEV(Fuel Cell Hybrid Electric Vehicle) 등에 힘입어 최근 수년간 수소충전소가 급속하게 늘어났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매사추세츠주 밀러리카충전소, 미주리주 롤라충전소, 캘리포니아주 아카타 충전소 등을 잇따라 완공하며 세계 최대의 수소충전소 보유국을 재차 확인시켰으며 독일도 린데를 통해 세계최초로 선박용 수소충전소를 건설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미국이나 독일보다 10여년 가량 늦은 지난 2001년에야 첫 연구용 수소충전소(혼다자동차 건설)를 보유한 일본은 그동안 WE-NET(World Energy Network) 프로젝트 등을 통한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뒷받침되며 현재 독일과 캐나다를 제치고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수소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드와르카 수소충전소를 완공한 인도는 현재 2개의 수소충전소를 보유하고 있고 2006년 발표한 국가수소로드맵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1백만대 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아시아지역내 일본과 더불어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파키스탄을 비롯한 동남아 여러 지역에서도 수소충전소 건설계획이 잇따라 발표되며 수소경제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 국내 수소충전소 도입 및 계획 현황
전문가들은 반경 100km 안에 2백여 곳 가량의 수소충전소가 들어서야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고 수소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의 수소충전소 현황은 어떠할까?
아직 선진국들에 비해 많은 양은 아니지만 전 세계가 수소충전소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우리나라도 정부와 연구기관, 기업체가 힘을 합치며 현재 수소충전소 건설에 탄력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