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60년대 정부의 주도 하에 산업근대화의 기틀을 이끌어낸 경제개발계획의 추진결과, 전 세계에서는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짧은 기간 내에 기적과도 같이 전자, 제철,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산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국가기간산업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서 각 산업의 분야별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했고 이에 부응해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등 이들 산업의 기초소재로서 산업용가스의 체계적인 공급기반이 갖춰지게 됐다.
특히 8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최첨단 산업의 성장과 국가산업단지 확장 개발 등에 힘입어 산업용가스의 용도도 다양해지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가스의 제조기술과 생산규모 면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룩했고 현재는 파이프라인과 온사이트 방식에 의한 공급이 보편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산업용가스와 관련한 대다수 분야에서 통계나 분류 등 공식적인 기초데이터를 접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대다수 국가들은 정부기관 또는 협회 차원에서 월별 또는 연간으로 관련 데이터를 꾸준히 집계해 분석함으로서 시장정보 교류와 함께 산업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세계 10대 경제국으로 일컫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협회나 정부 등 유관기관에서도 구체적이고 정확한 데이터가 전무하거나 자료로서의 효용가치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우리가 살아온 과정과 앞으로 살아가야할 길을 되짚어 보는 차원에서 우리나라 산업용가스의 역사완 현황 그리고 기초적으로 알고 있어야할 대표적인 산업용가스관련 지식을 더듬어 보았다. <편집자 주>
산업용가스 시장의 형성
국내 산업용가스의 시작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말 조선비료(함경남도 흥남)가 비료를 생산하면서 사용되는 산소, 질소, 수소, 암모니아, 탄산, 아세틸렌 등을 자체 생산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조선질소비료(주)가 설립되면서 가스의 생산, 공급을 통해 1930년대에 진행된 일본의 식민지 공업화 계획에 의한 전기, 화학 등 기초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마련하게 됐다.
이렇게 촉발된 국내 산업용가스의 본격적인 개화는 1934년 프랑스와 일본 기업의 합작으로 부산에 설립한 동양산소공업(주)가 주당 20시간가량 생산이 가능했던 기체산소 플랜트(30㎥/h, 프랑스제)를 도입한 이후부터 비롯됐다.
이 당시 하루 총생산량으로는 기체산소 1백병(40.2ℓ, 6㎥용기 기준)을 충전할 수 있었으나 가스 사용자체가 생소한 시절이고 그나마 용접기술과 용접기능공이 부족한 탓에 공급과잉현상이 빚어져 산소 1병에 일본술 1병을 끼워서 파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곧이어 1937년에는 제국산소공업(주)와 금강산소공업(주)가 서울 영등포에서 각각 30㎥/h와 60㎥/h × 2기의 프랑스산 설비로 기체산소를 생산해 냈다.
1940년에 들어서면서 산업용가스 제조사업은 일본 소우미나미 산소기계제작소가 제작한 60㎥/h형 기산플랜트를 도입한 쇼와산소회사가 설립됐으며 제국산소공업은 40㎥/h의 산소공장을 평양에서 가동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함경북도에 수전해 방식의 소림광업회사와 수원비행장에 일본군용 30㎥/h형 플랜트가 가동됐으며 1942년에는 서울 공덕동 30㎥/h형 공장에 이어 영등포에 60㎥/h의 산소공장이 설립됐고 신의주에는 40㎥/h의 생산능력을 가진 국경산소회사가 가동을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해방 이전까지 전국에 10여개의 산업용가스 플랜트가 일본인들에 의해 설립됐으나 국내 수요에 따른 기술인력의 필요성에 따라 조선인들의 참여를 가속화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