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살아있는 동물은 만사가 귀찮아질 때가 있다. 그 대표적으로는 배부름에 포만감을 느낄 때와 너무 굶어서 힘이 없을 때 일 거라고 생각된다.
초원을 호령하는 포식자들과 함께하는 자연의 섭리는 먹을 만큼만 사냥하고 나머지는 쉼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 때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錢魚)를 굽는 냄새를 풍겨도 이들의 관심은 안중에도 없다.
먹고 자는 것이 이들에겐 재산이고 인생의 전부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경우는 많아 다르다. 기본적인 의식주의 해결뿐만 아니라 인생을 즐기는데 또 다른 무엇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욕심을 부추기는 배부른 돼지의 행동양상이다.
돼지의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신의 배를 중심으로 목구멍까지 음식이 차올라도 식탐에 대한 욕심을 결코 버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흡사 99개를 가진 부자가 100개를 채우려고 욕심을 부리는 일부 인간들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보편적으로 인간은 食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썩어 문드러질 정도로 쟁여놓지 않는다. 자기 자신이 먹을 만큼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衣와 住에 대한 생각은 동물들과 비교하기에는 차이가 너무 크다. 한 개인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 기준이 衣와 住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무엇을 입고 어디서 자는가가 신분 또는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욕심은 아무리 채워도 끝이 없는 100개라는 굴레를 만들게 된다.
간단한 예로 보유중인 자동차를 두고 본다면 교체시기가 도래해 바꾸기로 결정하면 현재 배기량보다는 더 높은 자동차를 갖고 싶다고 무의식적으로 내뱉게 된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들이다.
사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봉사를 하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경우도 없진 않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사업을 하면서 때로는 경쟁도 하고 불가피한 투자도 하게 된다. 이러한 부의 축적은 노력의 댓가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 뒷받침돼야 하는 기회가 생각만큼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면 부자 집에서 못 태어난 게 한스럽고 주변상황을 탓하면서 스스로 자책만 하는 어리석은 사람도 있다. 이는 바로 만족보다는 욕심이 더 과한 탓이다.
이 세상에는 가진 것 없고 부족한 듯해도 그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반드시 먹고 살아야 하는 이유로 인해 욕심을 부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해야 하지만 과도한 부의 축적을 위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욕심을 갖는 것은 배부른 돼지에 비유될 수밖에 없다.
초원의 포식자는 자신이 애써 사냥한 먹잇감이라 하더라도 포만감에 젖어들면 먹잇감을 나누는(?) 여유와 배려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상을 되돌아보며 깊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