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맥 빠진 하루가 길게만 느껴졌지만 날마다 뜨고 지는 태양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젖어 또다시 여유로운 웃음을 지을 날을 기다려 본다.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다는 말 한마디! 생각없이 던지는 한마디의 말은 그나마 나을 성 싶다. 상처를 입었더라도 그냥 농담처럼 넘길 수 있으니까.
하지만 갑과 을의 경우처럼 을의 상황이 절박함에도 불구하고 갑이 권력(?)을 내세워 상대방을 가지고 노는 듯한 상황의 치졸함은 ‘조롱’이라는 표현으로 인지된다.
상품홍보 및 판매가 목적인 영업직의 경우는 살듯 안 살듯 이리보고 저리보며 고민하는 고객을 접하는 사례를 무척이나 많이 경험한다고 한다. 이 경우 어떨 때는 자리를 박차고 집어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이때는 영업하는 심정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의욕이 반감한 경우가 허다하다. 무력감과 허탈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일상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크게 한 숨 들이쉬고 일에 대한 성사를 위한 심리적 기회포착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결국 상대방이 인색한 사람이거나 나를 조롱하는 사람일지라도 진정한 고객을 만들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숨고르기가 필요한 셈이다.
고객은 항상 왕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 수없이 얽히고설킨 일상의 관계속에서 우리 스스로는 영업직도 될 수 있고 고객도 될 수 있다.
결국 왕 대접을 받고자 하는 고객에게 굽힐 줄 모르고 인상을 찌푸리며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도 고객임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갑과 을, 다툼의 대상, 영업사원과 고객 등 수많은 관계에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할 줄 안다면 분명 우리는 왕 노릇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갑의 위치에서 을의 상황을 이해할 줄 안다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요건의 중요 덕목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이해의 폭이 넓다. 모든 사람이 내가 이해해 준다고 생각하면 두말할 나위 없이 상황은 쉽게 정리된다.
따라서 사소한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남용을 한다면 상대방을 조롱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너무 지나치게 재는 것도 인색함을 보여주는 극치로 여겨진다.
상호 입장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바에야 적당히 하는 노련함도 필요하다. 부담스런 부탁에 대해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적절히 거절하는 것도 기술이고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확실히 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기 스스로도 지금과 똑같은 입장에서 부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는 것도 필요하다. 어찌 보면 자신이 취한 행동이 차후에 나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우리는 과거 역사 속에서 느끼고 배워왔듯이 무소불위의 권력도 시간이 지나면 허무해지는 것은 물론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갑’으로서 자신이 가졌을지도 모를 정도로 아주 사소한 권력(?)을 믿고 평생 ‘을’의 입장이 아닌 을에게 너무 까불지 않기를 권고한다. 되로 주고 말로 받게 될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