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멍석은 깔아졌다. 우리가 잔칫상을 벌여놓고 손님을 맞는 기분으로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주인으로서 손님을 맞는 것이 아니라 주빈들의 흥을 돋아주는 도우미를 자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주빈의 하인이 멍석을 까는 수고했을지언정 정작 멍석 위에서 뛰노는 이들이 손님이기보다는 자신들의 축제를 즐기는 주인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 사회에서는 관련업종 또는 학연·지연 등 동일한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은 관심과 생각이 같다는 이유로 모임을 갖고 이를 통해 대화와 협의를 거쳐 공동의 이익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당연한 이치로 여긴다.
또 사회적 동물로서의 본성에 충실하기 위해 또 다른 이들과 어울림을 찾고 그 속에서 자아를 찾아내고 협동이라는 구심점을 만들어내게 된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이기심과 배타심이 늘어만 가는 상황으로 변화돼 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조직과 모임을 통해 이타심과 협동심을 키워가면서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시작하는 자리에서는 모든 이들의 얼굴은 낯설더라도 대화를 나눌 공동주제가 분명히 존재한다. 때문에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정보와 기회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이는 마치 풀리지 않는 문제로 인해 더 이상의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 우연히 누군가가 던진 말 한마디로 어둠속에서 빛을 보는 것과 같이 순식간에 풀려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면서도 고민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가 너무 부족한 편이다. 주변의 사람들을 대부분 경쟁자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종업종의 경쟁자는 내부에 있기 보다는 직접 상대하는 수요자가 경쟁의 대상이어야 한다. 내부의 경쟁자는 불필요한 소모전의 대상일 뿐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기 때문에 뺏고 뺏기는 업종내 내부경쟁은 서로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만 남기지만 수요자를 상대로 한 경쟁은 이윤을 얻고자 하는 노력의 일부로 여겨진다.
가스업종에 있어서 거래처에 고품질의 제품을 안전하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스스로의 경쟁을 하는 것이지만 업계 내부 경쟁의 결과는 공급가격의 인하를 유도하며 이익창출보다는 감정적 싸움으로 변질시켜 결국 공멸을 자처하는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거래처를 위한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아닐진대 이제는 더 이상 과도한 봉사정신(?)은 필요치 않다. 업계 내부에서 올바른 경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일부를 가지고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스스로를 빛내면서 조금이라도 더 생색내는 데는 이롭지 않을까 싶다.
각설하고 본지는 업종내 화합과 대화의 창구를 만들기 위한 취지로 1년에 한번 올해로 5번째 격의없고 부담없이 뛰노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 자리를 통해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고 서로 서운한 것이 있다면 멀리 날려 보내면서 자연속에서 하루를 즐기면서 우의를 다지자. 그러면서 상호간의 비즈니스도 하고 대화를 통해 공동의 이익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