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포모사(Formosa Petrochemical)의 나프타 분해설비(NCC)가 지난 7일(현지시간) 화재로 인해 가동을 멈췄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에틸렌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모사그룹에 따르면, 마이랴오(Mailiao·麥寮)에 위치한 제1 NCC(나프타 분해설비)에서 지난 7일 오후 12시경 발생한 사고는 증류탑의 누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인한 예상 피해액은 38억 위안(한화 약 6,780억원) 규모이며 재가동을 위해서는 최소 1개월에서 최장 3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측은 그동안 포모사의 석유화학제품 공급 능력과 중국으로의 수출을 고려하면 이번 가동 중단은 곧바로 국내 유화업체들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NCC는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가공하는 시설로 여기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가 나온다. 특히 NCC를 통해 가장 많이 나오는 대표적인 제품이 에틸렌이다.
이번에 가동이 중단된 포모사 넘버원 NCC는 연간 70만톤 규모를 생산하며 중국 수출 기지 역할을 해왔다. 이 설비의 가동 중단으로 연산 293만톤에 달하는 인근 대만 석유화학단지도 기초 원료를 공급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포모사 등 대만 업체들은 주로 중국에 석유화학 제품을 수출해왔다. 대만은 최근 NCC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과 중국 시장을 놓고 경쟁 관계를 이뤘다.
지난해 국내 업체들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5대 범용 수지를 기준으로 전체 수출량 중 절반 수준인 300만톤을 중국에 수출했다. 때문에 이번 대만 최대 유화단지 가동 중단으로 LG화학, 호남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케미칼 등 국내 업체들의 중국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포모사 가동 중단으로 그동안 과잉 공급 우려로 급락했던 국제 에틸렌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대만 업체 공급이 중단되면 에틸렌 등 주요 업스트림(up-stream) 제품의 공급이 단기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대만의 공급 중단은 곧바로 국내 업체의 수출 증가를 뜻한다”며 “기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증가와 함께 단기적 호재”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석유화학 시황은 밝은 편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시장 의존도가 날로 커지고 있고 중동 중국 등의 설비 가동으로 공급 과잉 염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까지 새로 완공되거나 재가동되는 설비들이 상업 생산에 들어가면 900만톤 이상의 에틸렌의 신규 공급이 예상된다. 연간 글로벌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공급이 수요보다 2배 가까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