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법령이나 정부지침 등을 어긴 채 모두 6,109억 원을 인건비 복리후생비 등의 명목으로 부당하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올해 1∼3월 공공기관 132곳과 기획재정부 등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출범하며 제시한 핵심 국정과제인 공공기관 선진화는 지난 2년 반 동안 6차례의 선진화 계획을 발표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고 기획재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결과 올해 초에는 민영화와 중복기관 통폐합 추진, 임금 및 복리후생의 과다 지급 같은 방만경영 차단 등의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정원 감축, 통폐합 등 민영화와 인력 구조조정 빼고는 임금과 복리후생, 노조 관계, 이사회 운영처럼 가장 중요한 경영효율화는 미흡한 것을 떠나 공공기관 선진화가 겉으로만 요란했지 정작 속에서는 헛바퀴만 돌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될 정도로 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도 에너지 공기업들의 부당 임금 지급과 퇴직금 과다 지급 사례는 끊이지 않고 도마 위에 오르며 개선 방안이 시급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건비 편법 인상·부당 지급 등 기금으로 자기 배 불린 공기업
이번 감사원의 감사에서는 노조와 이면합의를 하고 이 사실을 이사회 및 주무기관에 보고하지 않는 등 임금을 부당 지급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근로기준법령 및 정부 지침을 위반해 각종 수당 등을 과다 지급하거나 예산을 편법 집행 후 이러한 사실을 누락한 채 경영실적보고서를 작성·제출해 경영실적 평가를 높게 받는 등 위법 사례가 속출했다.
우선 기금 과다 출연으로 적발된 한국가스공사는 2008년 7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전 직원에게 중식보조비 및 자기계발비(교통보조비 대체)109억여원을 중복 지급한 것은 물론 기금으로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전 직원에게 자녀 학자금(1인당 연간 20만원) 등 급여성 경비로 48억원을 집행했다. 또한 회사 창립일과 노조 창립일도 휴일로 운영해 사용일수만큼 연차휴가를 사용할 경우에 비해 연차휴가보상금 40억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공사와 함께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미실현이익인 지분법 평가이익 등을 포함하는 방법으로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약 5억원을 기금에 과다 출연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당지급 사례로 지적됐다.
공사는 2007년도 인건비 예산을 499억5,700만원으로 심의·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해 인건비로 504억5,900만원을 집행해 예산보다 5억200만원을 초과 집행했다.
이에 공사는 주무기관인 지경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것이 우려되자 지난 2008년도 12월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납부예정액 5억9,900만원을 회계처리하지 않고 인건비에서 누락시키는 방식으로 2008년도 인건비 예산액에 결산액을 맞춰 이사회 및 지경부에 각각 사실과 다르게 보고해 결산 승인을 받았다.
또한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를 받을 때에도 위와 같이 과소 계상한 인건비를 기준으로 인건비 인상률을 준수한 것처럼 평가 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정당하게 평가받았을 경우에 비해 경영평가 성과급 3억1,200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