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공기업의 비리를 따져 묻는 연례행사처럼 돼 버린 국감이지만 정부의 녹색성장과 최근 에너지자원 확보 등과 관련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이번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는 그 어느 때 보다 기대를 모았다.
이에 본지는 이번 국감 현장에서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핫이슈를 파헤쳐 봤다.
지경위 국정감사에 새로운 피감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바로 한국석유관리원이다.
8일 국회에서 석유관리원은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국감을 처음으로 받게 됐다
■ 지식경제부
CNG버스 안전대책 화두
관련 업무 국토부 이관 논란
지난 4일 열린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는 CNG버스 안전대책을 화두로 해외자원의 효율적 확보방안, 가스요금체납 대책, 가스산업선진화 방안 등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우선 올해 지식경제부 국감에서는 최근 발생한 CNG버스의 용기파열사고와 관련한 업무를 국토해양부로 일원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러 의원을 통해 제기됐다.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은 “CNG버스 폭발사고를 계기로 관련업무가 국토부로 이관되면서 LPG차량에 관리 제도까지 획일화하는 것은 국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LPG산업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8월 CNG버스 폭발사고를 계기로 차량에 대한 관리 체계를 공공 안전성 강화를 위해 국토해양부로 일원화하기로 한 것은 공공의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는 공감하나 가스산업을 관리하는 주무부처로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20일 국토부가 입법예고 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현행 관리체계 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LPG 차량 용기의 제조부문에 관한 검사도 동법에 의해 규정토록 개정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LPG 차량 용기의 제조부문까지 국토부로 업무를 이관하는 것은 제조부문의 총괄부서로서 지경부의 위상 및 정책기능마저 포기하는 것”이라며 “CNG차량 폭발사고로 해당차량의 재검사 제도가 필요한 것은 공감하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LPG용기까지 묶어 재검사하는 것은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현저히 가중시키고 LPG차량의 수요를 크게 위축시켜 국내 LPG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도 CNG버스 안전점검이 국토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공단으로 일원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행당동 CNG버스 폭발사고의 원인이 기술적 이유도 있지만 결국 검사기관 주체가 이원화돼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현재 국토부가 관련 제도를 이관 받아 용기재검사 등 안전점검을 실시하게 되더라도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 2년의 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2011년 용역을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해당업무와 관련 약 1,500억이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스안전공사가 업무를 수행할 경우 기존 인프라와 전문성을 기반으로 전문장비만 갖추면 즉각 업무수행이 가능하고 예산도 217억(검사장 7개소, 31억)이면 가능하다며 관련 업무를 전문기관이 가스안전공사가 맡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가스용기 안전관리 기관을 정하는 문제는 국민의 안전을 전제로 한 것으로 단지 행정적 편의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시민의 발에 대한 국민 불안을 종식시킬 방안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정훈 의원은 종 가스사고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가스화재폭발 성능평가센터 건립’을 국토해양부에 이관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부천 LPG충전소 가스폭발사고 이후 가스누출 폭발사고 예방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상태지만 사고현장 재현을 통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사고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실증시험 기반이 국내에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가스안전공사는 ‘가스화재폭발 성능평가센터 건립’을 2011년 예산에 반영해 추진했지만 지식경제부 자원정책과는 이를 타사업과의 우선순위에서 후순위였다는 이유로 반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지경부가 반영하지 않은 가스 화재폭발 성능평가센터 건립 사업예산은 현재 국토해양부에서 가스안전공사와 진행하는 상황이고 이는 업무이전 전까지 많은 가스사고가 났음에도 가스화재 폭발사고 방재를 위한 실험장 하나 못 만들고 있다가 결국 타부처가 만들겠다고 준비 중인 한심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정훈 의원은 의료용가스 용기 관리체계에 대한 대응 미흡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3년간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용 가스용기 폭발사고가 5건, 5년간 이동식 부탄연소기 폭발사고가 96건에 이르고 시범운행중인 초고압 수소연료 차량역시 가스폭발 사고의 개연성이 높아 관련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지경부가 관련 사항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바이오에너지분야’ 개발·보급 뒷전
이와 함께 이번 국감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가 수출주도의 대기업 위주 신재생에너지 정책에만 치중, 활용가능성이 높은 에너지원인 바이오에너지분야에 대한 홀대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국민들이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에너지원에 대한 기술개발과 보급은 뒷전이고 대기업 주도의 수출위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관련법에 의하면 신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과 보급은 지경부에서 담당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지경부는 OECD국가에서 가장 많이 공급되고 있는 바이오에너지원의 보급 및 기술개발을 뒷전으로 미뤄두는 등 직무를 태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에너지원 활용에 경제적 부담이 적고 활용가능성이 큰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인 목재펠릿 보급사업의 경우 현재 지식경제부 보급사업에서 제외돼 있으며 그나마 산림청과 농수산식품부에서 가정용 혹은 시설원예용 팰릿보일러를 보급 중”이라며 “문제는 타부처에서 보급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주무부처인 지경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보급사업에 참여하는 보일러업체의 자격 기준이나 보일러의 성능에 대한 기준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MB정부의 자원외교가 포퓰리즘으로 흐르고 있다”고 자원외교의 문제점을 제기했으며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구역전기사업이 일부 사업자들의 독점으로 이뤄지고 있어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액법 시행규칙 미개정, 바이오디젤 면세 지원 축소로 관련산업 붕괴 위기 등에 대한 내용을 지적했으며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에너지자원의 효율적 확보방안 마련, 미래희망연대 정영희 의원은 친서민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표류 방지 대책에 대해 따져 물었다.
아울러 의원들은 가스요금 체납으로 인한 공급중단 6만7,789세대 등에 대한 대책과 함께 지경부 산하기관 공공구매제도 위반, 희소금속 확보대책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추궁 했다.
■ 한국가스공사
실효성 없는 가스산업 선진화 정책 집중 추궁
‘가스산업 경쟁도입’ 재검토 한목소리
올해 한국가스공사 국정감사에서는 가스산업 경쟁도입, 도시가스 요금인상 및 미수금, 해외자원개발의 부적절성, 배당금지급, 비전통 가스개발, 러시아 PNG 프로젝트, LNG 화물차보급 등 다양한 현안문제들이 무더기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민주당 조정식 의원, 강창일 의원, 김진표 의원 등은 가스산업 경쟁도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국민 부담이 커질 것이라 지적했다. 의원들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유가 자유화 이후 석유 가격은 인하된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정유사의 폭리 구조로 인해 50% 이상 가격이 상승해 국민들의 부담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들 의원들은 “LNG가스 발전부문 경쟁도입은 일부 대기업만 배불릴 수 있는 정책”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 의원들은 “가스산업의 구조적 특수성과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가스요금 변동이 민생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매단계에서의 경쟁 도입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LNG시장은 정유시장이나 LPG시장처럼 과점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는 경쟁시장에 참여 가능한 사업자가 일부 대기업들에 한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기업이 LNG 도소매시장을 모두 지배할 경우 중소 도시가스사들이 도태될 위험이 크다며 2015년 이후 국내 LNG가스 수급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적 부진 ‘LNG화물차 전환 사업’ 철퇴
실적이 부진과 실효성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LNG화물차 전환 사업도 이번 국감에 주요 현안문제로 거론됐다.
이날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은 “2008년 10월부터 국토부가 추진해 온 경유 화물차 LNG 전환사업이 현재 지지부진 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실제 경제적 효과가 거의 없다”며 “관련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008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전환이 계획된 LNG화물차 물량은 5,500대였으나 그 실적은 59대로 실적은 1%에 불과했다며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계속할 필요가 있냐고 지적했다. 또 전환사업을 검토할 당시(2008년 6월)와 비교해 LNG와 경유 가격차가 880원이었지만 지금은 그 격차가 줄어 373원으로 축소돼 경제성 마져 미비한 상황이 됐다며 인프라 구축에만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관련 사업을 지속할 필요가 있느냐고 따졌다.
아울러 충전소 하나를 건립하는데 소요되는 비용만도 무려 30억원이 넘게 소요될 뿐만 아니라 현재 4개의 LNG 충전소를 건립하는 데만 120억원이 지출된 상태라고 밝혔다. 2012년까지 42개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실행할 경우 무려 1,260억원의 공사비용을 가스공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 열악한 재무구조를 가진 공사가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이화수 의원도 가스공사가 6개월(2008년 11월~2009년 4월)의 시범사업 운영의 목표치인 50대도 전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말까지 5,500대 전환이란 터무니없는 계획을 잡았다며 현재 전환 실적도 87대에 불과한 상태라고 질타했다. 그는 준비 없는 가스공사의 사업추진은 결국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지름길이라며 화물차 LNG 전환사업은 처음부터 철전한 계획 및 검토를 다시 해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는 러시아 LNG 도입(북한 경유: PNG 방식) 지연 또는 실패할 경우의 수급안정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태근 의원은 “남북관계 악화 등 부정적 요인들로 인해 가스도입 지연이나 실패가 현실화 될 경우 가스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러시아 PNG 적기 도입 노력과 아울러 PNG 도입 협상 병행 추진을 통해 안정적인 가스 도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규 의원은 “당초 계획은 2011~2014년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부설 공사를 마친 뒤 2015년부터 러시아 천연가스를 국내로 도입하는 것이었다”며 “현재의 상황이라면 북한 경유 가스관 공사 계획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되며 최근 경색된 대북관계 및 러시아의 가스전 개발추이 등을 감안하면 가스도입 계획 지연 또는 무산 시에 대비한 수급안정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국감에서는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이 지난해 가스공사의 부채가 17조7,700억원으로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344％에 달한다고 지적하며 공기업 부채 낮추기를 주문했다.
가스공사의 부채 비율은 지식경제부 산하 23개 기관 평균 부채비율 50.4％에 비해 6.82배 높은 것이다.
김태환 의원은 “가스공사의 부채 급증은 결국 가스요금 인상 압박이라는 국민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함께 해외투자사업의 규모 및 시기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비핵심 자산매각 등을 통해 부채 낮추기에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