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장의 불황으로 올해 감산에 나섰던 대만 액정표시장치(LCD) 업체들이 최근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AUO, CMI 등 대만 LCD 업체들은 올해 4/4분기 내 일부 LCD라인의 생산을 중지하는 등 고강도 재고 관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TV시장의 불황으로 LCD 업체의 재고가 늘어나면서 대만 LCD 업체들은 가동률을 낮추는 방법으로 감산에 뛰어들었다. 감산 결과 현재 대만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60% 수준으로 내려앉았으며 앞으로 일부 대만업체의 LCD 라인 생산이 중지되면 대만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50%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LCD 업체의 가동률이 60% 수준이라는 것은 최소한의 물량만 생산한다는 의미”라며 “대만 업체들이 일부 생산라인을 멈추기로 결정한 것은 그동안의 감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고 관리에 실패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 업체들은 불황이 지속되는 동안 감산으로 재고 관리에 성공해 지난 3/4분기 보유재고 일수가 30일 수준으로 안정화된 반면 재고 관리에 실패한 대만 업체들의 지난 3/4분기 기준 보유재고 일수는 45일 정도로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감산에도 불구 이같이 계속 재고가 쌓이면서 대만 LCD 업체의 수익성 역시 크게 악화됐다. 대만을 대표하는 LCD 업체인 AUO와 CMI가 올해 3·4분기까지 각각 약 1조5,375억원, 약 1조6,89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대만 LCD 업체들이 부진을 보이는 근본 원인으로 기술력 부족을 꼽고 있다.
이 같은 대만 LCD 업계의 심각성을 인식한 대만 정부는 최근 업계 구조조정을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 경제건설위원회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LCD업계에 1,800억대만달러(6조8,400억원)를 투입, 업체 간 합병을 유도할 방침이다. 대만 정부의 노력이 성공할 경우 대만의 중소 LCD 업체들이 대형 업체인 AUO와 CMI로 합병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