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으로 회사 안팎으로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최지성)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가 분사 후 독립회사로 운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LCD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LCD사업부를 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치열한 업체간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와 경영자원의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CD사업부는 오는 4월1일 자본금 7,500억원의 가칭 ‘삼성디스플레이 주식회사’의 신규법인으로 출범하게 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분할 승인을 거칠 계획이다.
그동안 LCD사업부는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SM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주력으로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수요정체와 공급과잉, OLED 수요의 급성장, 글로벌 업체들 간 합종연횡, OLED 투자 경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LCD사업부는 지난해 22조7,000억원의 매출에 1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LCD 사업부가 분사한 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S-LCD를 합병해 효율을 높이고 각 부문간 중복되는 부분을 없애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뒤 디스플레이 반등 시기를 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신설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LCD 부문 적자를 줄이기 위해 OLED에서 고속 성장하는 SMD를 합병하고 소니가 지분을 사들여 몸이 가벼워진 S-LCD를 더해 종합 디스플레이 업체로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SMD와 S-LCD가 새로 생기는 자회사에 합병될 경우 신설 삼성디스플레이의 연매출 규모는 29조원에 이르는 거대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장 박동건 부사장은 “이번 분할로 LCD사업의 스피드 경영 확보가 가능하게 돼 거래선의 다양한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LCD사업은 삼성SDI(구 삼성전관)에서 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을 이관 받아 1991년에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1995년 월 2만장 규모의 1라인(370mmx470mm)을 가동하면서 당시 일본이 주도하던 TFT-LCD 시장에 본격 진출, 시장 진입 3년만인 1998년 10인치 이상 대형 LCD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고 대형 LCD TV용 패널의 양산 성공으로 40인치 이상 대형 TV와 발광다이오드(LED) TV, 3D TV 등 시장을 선점하는 제품을 선보이면서 2002년 이후 지금까지 연속 세계 1위의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