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체들이 조선사 등에 납품하는 후판 가격의 할인 폭을 톤당 2만~3만원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최근 수요 부진과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으로 후판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악화되자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후판은 주로 조선사들이 배나 해양구조물 등에 쓰는 두께가 6mm 이상 되는 두꺼운 철판으로 철강업계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긴 2011년만 해도 가격이 톤당 100만 원을 넘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조선 수주 증가 덕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선업계의 불황 및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가격 인하로 팔아도 밑지는 구조가 됐다. 현재 다양한 할인 방식으로 가격을 내려 톤당 출고가가 111만원의 후판은 평균 7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때문에 철강사들이 후판의 할인폭을 축소하면 가격은 자연히 오르게 된다.
그동안 경기 불황에 눈치를 보고 있던 철강사들은 최근 조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자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조선용 강재의 제품 가격 인상을 밝혔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내부적으로 인상 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선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후판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는 것도 가격 인상을 시도하는 배경이다. 철강사들의 후판 판매량은 올 1분기를 저점으로 서서히 상승하는 추세다. 포스코의 경우 2분기에 1분기보다 6만톤 늘어난 146만톤을 팔았으며 동국제강도 1분기 42만톤에서 2분기 51만톤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수주 증가로 후판 수요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월 비수기 시즌이 끝나면 재고 확보를 위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조만간 조선사들과 후판 가격 인상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