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 9월 4일 화재로 가동을 중단했던 중국 장쑤성(江蘇省) 우시(無錫)시 D램 공장 라인의 일부 조업을 3일만에 재개했다.
화재로 2개 생산라인 가운데 피해가 없었던 라인(옛 C1)은 점검을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화재로 피해를 본 라인(C2)라인은 중국 당국의 조사와 설비 복구를 마칠 때까지 당분간 조업이 중단될 전망이다.
현재 우시 공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D램의 55%를 생산하고 있다. 전세계 생산량의 15%에 달한다. 피해를 입은 C2라인은 SK하이닉스 중국 D램 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SK하이닉스 우시 D램라인 2개 가운데 200㎜웨이퍼를 생산하는 C2라인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이번 화재가 우시 공장 D램 라인 가운데 한 곳인 C2라인의 공조시설(통풍 정화 시설)에 새로 설치한 설비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조시설과 생산설비로 불이 번지면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일부 연기가 C2라인이 있는 클린룸 내부까지 새어들어 간 것이다. 다행히 공기정화시설 등 생산라인에도 일부 피해가 있지만 화재가 조기 진압되면서 다행히 치명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창립 이래 최악의 화재 사고에 회사 측은 공장의 조기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사고가 나자 각 분야 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된 복구팀을 꾸려 현지로 급파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조사와 별도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생산라인을 서둘러 복구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사고가 난지 3일만에 일부 라인의 조업을 재개하는 등 SK하이닉스가 조기 가동에 총력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번 화재가 모처럼 활기를 띠는 D램 부문 판매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제품과 데이터 센터 수요가 늘고 판매가격이 상승하면서 2분기 매출 3조9,330억원, 영업이익 1조1,14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반기에도 모바일 D램과 서버용D램 수요가 늘면서 D램 매출이 크게 늘어갈 것으로 기대돼 왔다. 특히 대부분 대형 거래선과 3,4분기 공급 계약을 마친 상태에서 이번 화재로 공급량이 차질을 빚게 되면 회사로선 손해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2분기 전체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점유율 30%를 넘어서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만에 하나 조기 가동이 어려워진다면 1위 삼성전자는 물론 최근 합병이 끝난 3,4위 업체인 엘피다와 마이크론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엘피다와 마이크론의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28.1%으로 2위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업계는 세계 2위의 D램 생산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이번 화재에 따른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화재의 여파가 주가나 D램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일각에선 중국 공장 화재와 관련 조기진압과 빠른 재개로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는 엇갈린 분석도 나온다. 현대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이번 화재로 인한 예상 생산차질 웨이퍼는 약 10만장 수준으로 전사 분기 D램 웨이퍼 생산량 80만장 중 12.5% 해당하는 물량”이라며 “3~4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