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되를 여럿이 골고루 나누면 각자 한 그릇의 따뜻한 밥이라도 먹을 수 있지만 지금은 어지럽게 놓인 밥상위에 쌀을 엎어놓고 허겁지겁 생쌀을 주워 먹는 형상입니다”
최근 부산경남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이사장 배성학)의 산하조직으로 설립된 상생협력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맡은 신대양(주)의 박종춘 사장은 경기위축으로 수요감소와 매출부진으로 고민하는 산업용가스업계의 현황을 이렇게 비판했다.
부산경남지역내 산업용가스 충전업계를 중심으로 과열경쟁양상을 자제하고 시장안정화를 주목적으로 조합내에 상설화된 상생협력위원회는 30여개 조합원사의 상생을 도모하고 비조합원사의 제도권내 정착을 지원하는 동시에 분쟁을 조정하는 공동대응기구로 설립됐다.
박 위원장은 “현재 산업용가스업계의 현실은 한 곳에서 벌어서 다른 쪽을 메우는 매출과 이익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난잡한 가격구조의 형성과 과당경쟁 심화는 향후 1~2년 후 우리의 미래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약한 경쟁자를 죽이려하기 보다는 동참을 통한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위원회의 가동이 불가피하다.”고 적극적인 활동을 공언했다.
이에 따라 신년벽두부터 박 위원장의 행보는 비조합원사의 방문을 통한 시장안정화에의 동참요청과 함께 분쟁조정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상생을 독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내고 있다.
“지난 80년대초 어느 한 지역을 보면 2개 남짓했던 충전소가 영업을 해 오다가 몇 년 지나지 않아 7곳 이상의 허가가 난발되면서 지역시장에 대혼란이 있었던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각 업체들이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공정거래 협약과 가격하락을 저지하는 자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승자없는 패자들만 남게 됐다”며 시장의 전례를 설명하고 “약자를 죽이기 위해 전쟁을 치르다보면 자신도 피를 흘리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고 이를 틈탄 또 다른 강자의 등장을 예고하며 다람쥐 쳇바퀴가 도는 형태로 제자리걸음만 하게 된다.”는 박 위원장은 업계와 경영 현실을 이해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업계 내부의 공감대 형성을 강조한다.
이같은 공감대 형성을 위한 방안으로 잦은 대면접촉을 통한 기술 및 정보공유로 시장동향을 폭넓게 파악하고 상호 이해를 위한 대화의 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조합을 중심으로 공익을 우선한 공동대응과 구매대행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시장안정화를 기반으로 한 자율경쟁체제의 도입은 필요하다. 하지만 독불장군식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주장하다보면 질서는 무너지고 전쟁의 폐허와도 같은 공멸이 현실처럼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는 제도권안에서 기술, 품질 등 대고객 서비스를 중심으로 원재료, 물류기반, 안전관리 비용 등 원가분석을 통한 현실적인 가격구조 테두리안에서 선의의 경쟁체제가 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현재 많은 수의 산업용가스 충전업계가 가스용기 한 병에 대한 판매원가 분석을 하다보면 액체가스 가격의 매입가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각종 투자비에 대한 분석치에 대해서는 다소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는 관련업계가 주먹구구식으로 가스구매단가가 100원일 경우 110원에 수요처에 공급하면 10원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판단하는 식이었지만 여기에 용기 혹은 저장탱크와 배관 등 감가상각비와 물류인건비, 운영관리비 그리고 위험물 취급에 따른 안전관리비가 적극적으로 포함된 가격구조가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위원회 활동이전에도 동종업체간 과열경쟁의 한복판에서 양자, 삼자대면 등을 통한 대화와 협력을 유도하면서 시장안정화를 이끌어온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도 문제해결이 필요한 곳에 직접 발로 뛰면서 본인의 노력과 희생으로 좀 더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각오로 희망행보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자신감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종업계에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을 당부했다.
